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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소설_내가 '선택'할 수 있는 권리 <귤의 맛> / 조남주 오랜만에 청소년 소설을 집어 들었다. 조남주 장편소설 문학동네 중학교 3학년, 열여섯 여자 친구 네 명의 이야기. 아픈 동생이 있어서 엄마의 관심이 그리운 (공부 잘하는) 다윤, 가부장적인 아빠의 사업 실패, 아파트에서 내려다보던 주택으로 이사 간 해인, 전적으로 믿어주는 외할머니와 엄마와 함께 사는 은지, 평범한 4인 가족, 평범한 성적에 외모, 하지만 어딘가 겉도는 듯한 소란. 과거의 친구 관계, 가정사 등 각기 다른 경험과 사연을 갖고서 제일 인기 없는 영화부에서 만난 네 친구의 관계를 묘사한다. 각각의 미묘한 심리묘사에 스릴러물도 아닌데 아슬아슬한 마음으로 읽었다. 친구가 전부였던 것 같은 그 열여섯 시기에 주인공이 친구를 잃을까봐, 혼자가 될까 봐, 외로울까 봐, 불안불안해하면서 말이다. 고등학.. 2023. 5. 10.
환경 책 추천_<기후 미식> 하나뿐인 지구에 살면서 몇 개의 지구를 가진 것처럼 살고 있나요? 채식주의자는 아니지만 채소 그대로의 맛을 좋아한다. 제육볶음에 야채가 많다고 불평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야채가 조금 든 제육볶음을 먹느니, 채소 볶음을 시키고 싶다. (물론 메뉴에 있다면 말이다.) 그래서 채소를 맛있게 먹으려고 찾아보다가 재작년에 로푸드(raw food), 즉 생채식을 맛있게 하는 법을 배우게 됐다. * 로푸드: 열을 가하거나 가공하지 않은 음식, 자연식물식이라고도 한다. 로푸드를 배우면서 채식을 하는 게 건강도 챙기고 기후위기를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이 책의 저자는 10년 넘게 자연식물식을 실천하는 의사다. 환경, 채식 관련 책은 분기에 한 번씩은 주기적으로 챙겨보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로푸드를 좋아하고 관련 책을 챙겨보는 나에게 이 책 자체가 아주 솔깃한 책이었다.. 2022. 9. 14.
그림책_<레몬 타르트와 홍차와 별들> / 일상의 꼬마 마법사를 따라서 레몬 타르트와 홍차와 별들 파니 뒤카세 지음 신유진 옮김 오후의소묘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다 모인 제목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너무 궁금했다. 공연장처럼 보이는 원형 극장, 제목이 핀 조명을 받고 있다. 뒤로 보이는 깜깜한 객석에는 눈만 보이는데, 눈만으로는 관객의 표정을 알 수가 없지만 객석에서 날아든 꽃송이들을 보아하니 아마도 성공적인 공연이었을 것이다. 어떤 이야기이기에 이렇게 꽃이 던져졌을까. 이 책의 첫 문장. 무스텔라의 이야기를 들려줄게. 그녀는 온종일 욕조에 몸을 담그고 황당한 이야기들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어. 황당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집순이 무스텔라를 시작으로 등장인물을 하나하나 소개한다. 무스텔라를 지키는 반려견 몽타뉴, 온종일 레몬 타르트를 굽는 옆집의 쉐리코코, 온종일 차를 듬뿍 .. 2022. 9. 9.
그림책_살이 닿는 온기가 필요할 때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오늘은 일단 책 속 그림부터 투척하고 시작할게요 : ) ​ ​ 제목에 나오는 친구들이 다 보이시나요? ​ 두더지를 안고 있는 소년, 소년의 머리를 보듬어 주는 말, 무심한듯 슬쩍 꼬리로 소년의 발을 감싸는 여우. ​ 책 한가운데 나오는 그림이에요. ​ 그 앞의 내용 때문인가, 이 그림에서 따뜻한 온기가 전해져서 페이지를 넘기지를 못 하겠더라고요 😊 (MSG 좀 뿌려봅니다.) ​ 쓱쓱 그린 것 같은 그림도, 그 안에 쓰인 말도 너무 좋았던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입니다. ​ ​ “난 아주 작아.” “그러네, 하지만 이 세상에 네가 있고 없고는 엄청난 차이야.” ​ ​ ​ 심쿵! ​ 세상에 저희가 이 세상에 있고 없고는 엄청난 차이예요! 알고 계셨나요? ​ 나 하나가 말이에요. 회사에서 나 하나 없어도.. 2022. 5. 2.
그림책_<공룡이 왔다> 아이의 마음이 궁금해! 올해 아이 생일날 그림책방에 갔어요. 직접 고른 그림책 두 권을 선물해 주기로 했거든요. 아이가 아직 5살이라 책꽂이에 꽂힌 책 제목을 읽어 주고, 그중에서 관심 있어하는 책을 읽어 보고 골랐어요. 만 읽어본 아이는 에 관심을 가졌고요. 나머지 한 권은 오늘 소개할 입니다. '공룡'이라는 말에 혹해서 빼든 책입니다만 표지 그림부터 내용까지 제가 상상한 이야기는 아니었어요. 그런데 아이가 이 책을 고르더라고요. 내용도 그렇고, 그림체도 그렇고 제가 느끼기에 아이에게는 조금은 어려운 감정선과 낯선 그림체라고 생각했거든요. 한 아이가 교실 안으로 들어가요. 1학년인가 봐요. 1학년 7반. 교실 풍경에 평범한 책상도 있고 하늘 구름도 있어요. 주인공 아이와 친구의 공룡 장난감만 컬러예요. 친구가 가져온 공룡 장.. 2022. 4. 13.
그림책_ <왕 없는 왕국> 2022 대선 우리는 왕이 필요하지 않다 마리아 라모스 지음 / 윤경희 옮김 / 단추출판사 단추출판사에서 신간이 나온다고 단추 요정을 모집했다. 단추 요정으로 선정되었다는 문자를 받고 ‘요정’이 되었다고 좋아했는데, 아차ㅋㅋ 이 책 주인공이 표지에 있는 꼬마 요정들이다 :) 처음 읽고 나자마자 든 생각은 곧 앞두고 있는 3월 9일 대선 생각이 났다. 이 귀여운 책을 들고 이런 생각이 들어도 되나 싶어서 또 한 번 읽었다. 귀여운 꼬마 요정들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우리집 귀여운 꼬마가 생각이 났다. - 책 속에서 커피를 전혀 좋아하지 않는 꼬마 요정들은 왕이 좋아하니까 커피를 마신다. - 우리집에서 채소를 싫어하는 우리집 꼬마는 엄마의 칭찬이 듣고 파서 어린이집 점심 때 채소를 딱 하나 먹고는 자랑을 한다. 그렇다고 내가 우리 가족의 왕이라는 건.. 2022. 3. 3.
그림책_남녀가 아닌 사람이 보이는 책 <결혼식에 간 훌리안> 오늘 본 그림책은 입니다. 라는 그림책을 보신 분들이라면, 이 책의 표지 그림을 보고 딱 아실 것 같아요. 에서 나온 아이와 똑같은 아이가 표지에 딱 등장해요. 안에는 이 책에서 멋있던 할머니도 나오고요 : ) 이건 앞쪽 면지예요. 오른쪽 페이지에 있는 할머니와 아이가 멋지게 꾸미고 갑니다. 할머니는 머리를 풍성하게 부풀리고, 아이는 연보라 슈트에 멋진 보라 구두까지 신었어요. 왼쪽 페이지 가족의 옷차림과 비교해서 보면, 분명 좋은 곳에 가려고 차려입은 것 같죠. 이어지는 속표지에서 멋있게 차려입은 또다른 할머니와 예쁜 살구색 드레스를 입고 개구쟁이 같이 모자를 뒤집어쓴 소녀를 만나요. 검은 머리 할머니의 까만 스트랩 구두가 탐이 납니다. ^^ (현실은 힐 신어 본지가 정말 오래됐어요. ㅋㅋㅋ) 서로에게.. 2021. 6. 18.
그림책_별을 선물받고 싶은 밤 <별을 선물할게> 이 책은 도서관 책장에서 작가 이름을 보고 들고 왔어요. 제가 이날 라는 책을 반납하던 길이었거든요. 사자의 눈빛에 절로 고개가 숙여지던 이 책의 글 작가 케이티 코튼이었어요. 그림이 더 인상적인 책이었지만, 익숙한 작가의 이름에 무조건 빌려 온 책입니다. 귀염귀염한 곰돌이 가족이 배를 타고 높은 산을 가리키고 있어요. 아니, 별을 가리키는 걸까요? 면지에는 너른 들판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 위로 새까만 밤하늘과 총총 떠 있는 별이 보여요. 앞쪽에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지만, 인디언 텐트(?)가 귀엽네요. 창가에 엄마 곰과 아가 곰이 별을 보고 있어요. 아가 곰이 별을 하나 갖고 싶다고 합니다. 그럼 정말 행복할 거라고요. 이 곰 엄마,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별을 따 준다고 합니다. 작은 별을 선물해 .. 2021. 6. 3.
그림책_보고 싶은 사람이 있을 때 <귀를 기울이면> 아이의 질문에 멋지게 대답해주던 와 함께 빌렸던 책이 있어요. 같은 작가, 샬롯 졸로토가 글을 쓰고 스테파노 비탈레가 그린 . 이 책도 마찬가지로 나무판에 그린 그림풍이 와 같아요. 힘 있고 강렬한 이미지에 색감은 아름다운 그림이요. "아이의 아빠는 오래전에 아이 곁을 떠났습니다." 이 말로 시작하는 그림책은 아빠를 잃은 아이가 아빠가 그리울 때, 아빠가 나를 사랑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느냐고 엄마에게 물어요. 처음부터 찡하죠. 그림 곳곳에도 아빠의 모습을 찾을 수 있어요. 커튼인 듯, 창인 듯 벽면은 중절모를 쓴 아빠 형상이 보이죠. 외롭고 쓸쓸할 때는 걸음을 멈추고 가만히 귀를 기울여 보렴.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도, 가만히 귀를 기울여 보면, 저 멀리 교회 종소리가 들리는 듯.. 2021.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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