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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가 듬뿍: 일상, 마음 쓰기 : )/행복이의 말말말4

다섯 살, 첫 장래희망은 바로 축구선수! 어느 날 저녁, 나는 싱크대 앞에 서 있었고 행복이는 거실에 앉아 있었다. 엄마, 난 축구 선수가 될 거야. 다섯 살, 우리 집 꼬마의 첫 장래희망이 나왔다. 뭐든 처음인 게 많았던 아가 시절과 달리 요즘에는 꽤 능숙하게 잘하는 것들이 많다. 그래서 오랜만에 '처음'이라는 단어를 써본다. 그것도 장래희망이라니 더더더 멋지다. 작년에는 탱탱볼을 사서 집에서만 가지고 놀았다. 처음에는 굴려보고 던져보고 코앞 거리에서 받아보고, 그러다가 올해 들어 바닥에 튀기기와 발로 차기를 한 것 같다. 또래 대비 큰 키는 아니지만, 키가 100센티미터가 넘어가면서 우리 집 거실이 유화에게도 작아졌다. 놀이터도 나가기 싫어해서 겨우겨우 애원해서 나가 놀던 꼬마가 이제 집에서 노는 게 조금은 시들해진 다섯 살 언니가 되었다... 2022. 6. 25.
영화 <소울>이 알려준 아이의 천사 시절 아이가 사진 한 장을 보며 묻는다. “엄마 행복이는 어디에 있어?” “행복이는 엄마 뱃속에 있지.” 임신 6-7개월쯤 남이섬에 놀러간 적이 있다. 지독했던 입덧이 거의 끝나갈 무렵 이제 제법 나 임신했어요 하고 불뚝 내민 배를 손으로 드러내며 찍은 사진이다. 그 사진을 보고 아이는 자기가 어디에 있냐며 물었다. “요기 엄마 뱃속에 있지.” 며칠 뒤에 아이는 거실장을 뒤지다가 우리의 연애시절과 결혼식 사진을 찾았다. “엄마, 나는 어디에 있어? 엄마 뱃속에 있어?” 자기가 보이지 않으니 엄마 뱃속에 있을 거라 생각하는 나름의 추리력과 응용력에 감탄하며 말한다. “이때 행복이는 아직 엄마 아빠한테 안 왔을 때야. 천사라서 하늘에서 놀고 있었을 걸.” 이 질문을 받았을 때, 순간 떠오른 애니메이션이 있다. 픽.. 2022. 3. 27.
너도 나도 행복이도 다함께 부르는 말놀이 작년, 행복이가 4살 때 읽은 그림책이 하나 있다. 전래동요 / 주경호 인형으로 꾸밈 /보림출판사 여기서 말하는 할아버지는 행복이의 할아버지도 아니고 나의 할아버지가 살던 시대일 것 같다. 아버지가 지게 매고 일하러 나가면 동네 아이들이 하나 둘 "ㅇㅇ야~ 놀자~" 하고 데리러 와서 산으로 들로 하루 종일 돌아다니며 놀다가 저녁 먹을 때쯤 돌아와서 할머니 품에서 "별 하나, 나 하나 별 둘, 나 둘~" 하고 별을 세다가 보름달이 밝게 뜬 장면으로 끝난다. 나도 엄마도 아는 노래가 많지는 않지만, 동일한 음가가 정겹게 반복되는 말놀이에 운율을 따라 음을 붙이니 절로 노래가 된다. 한국인에 DNA에 들어있나 싶은 곡조로 입에 착착 붙는다. 모든 전래동요에 다 똑같은 음을 붙여도 노래처럼 이어진다는 게 신기했.. 2022. 3. 19.
행복이의 말말말, 새로운 게시판을 만들면서 새로운 일에 도전하며 무언가 기록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처음으로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써보았다. 쓰다 보니 아이와의 일상도 남기고 싶었고, 문득 내가 좋아하는 일의 기록장에 나의 관심사를 기록하는 일보다 아이와의 일상을 기록하는 일이 많아졌다. 육아휴직을 시작하자마자 코로나가 함께 터진 나의 일상은 24시간을 빽빽하게 아이와 함께 보냈다. 물리적으로 나만의 공간, 시간이 필요하다 생각했는데, 나만의 공간으로 만든 온라인에서까지 아이와의 일상으로 채우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오롯이 나만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만들게 된 새로운 블로그, 바로 여기, 티스토리 블로그다. 나름 이곳을 새로 만들 때에는 네이버 블로그는 아이와의 기록을 남기고, 티스토리 블로그는 나만을 위한 기록을.. 2022.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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