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있으면 5월 18일, 41년 전 1980년 5월 18일
우리 근현대사의 아픈 역사, 5. 18. 민주화 운동 기념일입니다.
이 5.18.을 주제로 한 그림책이 있어서
5.18. 민주화 운동을 살짝 정리한 뒤
<오월 광주는, 다시 희망입니다>라는 그림책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개인적인 현대사 공부 차원에서 정리해 봅니다. 제가 역사 무지렁이라서요. ^^; )
5. 18. 민주화 운동
[배경]
- 1961년 5·16 군사정변으로 등장한 군사정권은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의 사망과 함께 붕괴
- 이를 틈타 전두환과 노태우를 중심으로 한 신군부 세력의 집권이 가시화되자,
- 민중운동 및 반(反)군부 세력들은 한국의 민주주의가 신군부의 집권으로 인해 더욱 후퇴하고 억압될 것을 우려하여 이를 저지하기 위해 민주화운동 시작
[전개]
- 전국적으로 민주화운동이 전개되고, 광주에서는 5월 초부터 전남대와 조선대 학생들 주도로 시국성토대회가 연일 개최
- 시위가 확산되어 가자 신군부는 5월 14일부터 공수부대를 투입하여 집회와 시위 진압 실시
- 5월 18일 자 계엄령 선포 이후, 전남대에 주둔하던 계엄군은 전남대에 집결한 학생들뿐 아니라 시위에 참여하지 않은 무고한 시민까지 닥치는 대로 폭행, 살상. 5월 21일 도청을 향해 무차별 집단 발포.
- 이에 분노한 광주 시민 모두가 시민군이 되어 5월 21일 계엄군을 후퇴시켰으나,
- 5월 27일 새벽 계엄군이 충정작전을 개시하여 전남도청을 다시 점령함으로써 도청에 남은 시민군을 전원 사살하며 종결
[명칭 관련]
'5. 18. 민주화 운동'이 법에도 쓰이는 공식적인 명칭인 것 같지만,
시민단체에서는 '민중항쟁'이라는 표현을 쓴다고 해요.
신군부의 군사독재와 폭력에 맞서서 광주 민중들이 주도했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의미라고 하네요.
그림책 <오월 광주는, 다시 희망입니다> / 고정순 그리고 엮음 / 봄나무
이 책은 2018년, 5.18. 민주화 운동 37주년 기념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기념사에
고정순 작가님이 그림을 그리고 엮은 책입니다.
이 때의 대통령이 참석한 기념사가 사람들의 마음에 위로가 되었던 이유를 작가님을 이렇게 쓰고 있어요.
제37주년 기념식은 이념과 정치 논리로 초라하게 진행되었던
지난 기념식과는 달랐습니다. 진심으로 희생자를 기리고 유족을 위로하며,
화해의 미래로 나아가는 자리였습니다. 그리고 멈췄던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이
다시 울려 퍼졌습니다.
대통령의 기념사가 시작되는 첫 페이지에는
아래처럼 평화로운 광주 시내 그림이 보입니다.
따스한 색감으로 마을과 시민들이 그려져 있어요.
가족, 할아버지, 소년, 소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죠.
그다음 장에는 무장한 군인들과 '계엄령을 해제하라'는 시민들의 대립이 보입니다.
사실 제가 인상 깊은 장면은 그다음 장이었어요.
(알라딘 미리보기에는 한쪽 밖에 안 나와있네요. 그림책을 찍어 올리고 싶지만 작가님의 저작권은 소중하니까, 글로라도 조금 설명을 드려보려고요.)
5.18은 불의한 국가 권력이 국민의 생명과 인권을 유린한 우리 현대사의 비극이었습니다.
군복을 입은 군인이 한 다리는 뒤로 쭉 뻗고, 한 다리는 무릎을 구부린 채로 두 다리가 힘 있게, 두 쪽에 걸쳐 있어요. 군인의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그 거대한 다리, 손에 쥐어진 몽둥이, 한쪽 어깨에 걸친 총의 개머리판이 보여요. 그 뒤로 까만 선으로만 그려진 사람들의 얼굴이 보입니다. 민주주의를 외치는 듯한 남자의 얼굴, 고개를 떨구고 한 손으로 입을 가린 여성, 체념한 듯 고개를 숙인 사람, 입을 굳게 다문 사람의 얼굴이 거대한 다리에 짓밟히고 있어요.
그리고 또 한 장면,
여전히 우리 사회의 일각에서는 오월 광주를 왜곡하고 폄훼하려는 시도가 있습니다.
그림책 두 쪽 모두 붉은 핏빛으로 물들은 페이지가 있어요.
커다란 손바닥 안에 사람이 한 명씩 있는데, 두 손은 뒤로 묶인 채 고개를 숙이거나 무릎을 꿇은 모습입니다. 이 장면의 내용은 ‘여전히 우리 사회의 일각에서는 오월 광주를 왜곡하고 폄훼하려는 시도가 있습니다.’라고 쓰여 있어요.
고정순 작가님이 여전히 얼굴도 모르는 거대한 손에 의해 당시의 민주화 투사와 그 유족이 고통받고 있는 모습을 그리신 건가 싶었어요.
-
위키 백과와 관련 자료를 찾다 보면, 정말 나라가 국민에게 이럴 수 있는지, 예나 지금이나 언론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낍니다.
진실을 왜곡하지 않고 이제라도 책임자 처벌과 피해자 보상도 꼭 이루어졌으면 하고요.
2021년 1월 5일 「5ㆍ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이 개정됐다고 해요.
우선 5.18민주화 운동의 정의를 보다 명확히 했고요.
1979년 12.12.사태와 1980년 5.18 전후에 발생한 헌정질서 파괴범죄와 반인도적 범죄에 대항하여 시민들이 전개한 민주화 운동.
이 특별법에서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폭력을 반인도적 범죄로 정의하면서 국제형사법에 따라 공소시효가 배제된다고 해요. 또한 허위사실 유포 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을 신설하여 이를 위반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어요.
악의적인 역사 왜곡을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법적 수단이 생긴 거죠. 성인뿐 아니라 청소년에게도 혼란을 야기하는 가짜 뉴스에 적극 대응해서 근현대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출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5. 18. 민주화 운동을 기념하는
"노원구 5. 18. 민중항쟁 기념행사 추진위원회"에서
이 그림책을 소개하는 팟캐스트를 제작했어요.
(저도 친구 따라 슬쩍 참여했고요.)
조금 더 자세히 그림책을 만나볼 수 있으니
시간 되시는 분들은 들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 )
+ 5.18. 민주화운동 관련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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