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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가 듬뿍: 일상, 마음 쓰기 : )/삶의 태도1. 지구를 지키자

제로 웨이스트 책 _<이제 쓰레기를 그만 버리기로 했다>

by 소소듬뿍 2021. 6. 24.


오랜만에 '제로 웨이스트'를 다룬 책을 다시 읽었다.

가끔씩 이런 책을 읽는 이유는,
까먹지 않기 위해서, 느슨해진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 스스로에게 자극을 주기 위해서 읽는다.

이 책을 쓴 저자는 제로 웨이스트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사람이지만, 이런 저자도 '의지가 한풀 꺾일 때' 쓰레기 관련 다큐멘터리나 책을 보며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돌아보고 의지를 불태운다고 하니 왠지 공감이 되기도 하면서, 나 같은 입문자는 더 열심히 이런 책을 주기적으로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제로 웨이스트'라는 개념, 실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소개하는 책은 많다. 주제가 같으니 내용도 비슷한 경우가 많다.

보통 제로 웨이스트 하면, 제로 웨이스트 선구자인 비 존슨(Bea Johnson)이 제시한 일상에서 실천하는 기본 원칙 5R 운동을 기본으로 한다.

1. 거절하기(Refuse) 2. 줄이기(Reduce) 3. 재사용하기(Reuse) 4. 재활용하기(Recycle) 5. 썩히기(Rot)

여기에 저자는 2R을 더해 7R을 실천하자고 말한다.

6. 수리하기(Repair) 7. 대응하기(Respond)


이 7가지 실천 원칙에 기초하여, 우리 생활을 되돌아볼 수 있는 6주 플랜을 만들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6주, 누군가에게는 6개월, 누군가에게 6년이 걸려도 괜찮다고 말한다.

제로 웨이스트는
하룻밤 안에 달성할 수 있는 목표가 아니며,
각자 주어진 환경에 따라
실천하는 데 의미가 있다.

쓰레기를 아예 안 만들 거라 다짐하면서
괜한 죄책감을 가지고 생활하기보다는
매 순간 더 올바른 방법과 행동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데 이 책을 활용하기 바란다.


또 이 책이 다른 책보다 끌렸던 이유는 생활 속에서 활용할 수 있는 청소용품, 화장품을 간단히 만드는 레시피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건지 궁금하기도 했고 : )

다음 사진은 이 책의 목차

-

책 서문에 저자가 제로 웨이스트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야기를 하면서 시작한다.
우연히 중고품 자선 가게에 들렸다가 비 존슨이 쓴 <나는 쓰레기 없이 살기로 했다>라는 책을 읽고, 쓰레기를 삶의 일부로 당연하게 생각하는 습관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으로 일상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말한다.

자연에서는 쓰레기가 존재하지 않는다.
소위 자연에서 존재하는 '쓰레기'는
다른 식물이나 생물에
쓸모 있는 형태로 변하게 되어 있다.


지구에 해가 되는 쓰레기를 만들고, 자연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소재를 발명해 물건을 만들어 쓰는 건 인간뿐이다. 지구가 싫어할 만하다. 이때쯤 또 생각나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제3 인류>

제로 웨이스트에 관심만 갖던 내가 처음 조금 더 적극적인 실천을 했을 때,
말은 하지 않았지만, 남편의 '왜 이러는 거지'라는 눈빛을 읽은 적이 있다.
예를 들면 설거지용 진짜 말린 '수세미'를 들였을 때, 편한 주방세제를 다 쓰고 '설거지용 비누'를 샀을 때.

 

"이거 손 닦는 비누 아니고,
설거지 할 때 쓰는 거야.
써 보니까 거품이 잘 나, 잘 닦여.
이게 플라스틱 쓰레기도 안 나오고,
성분도 더 좋대."


라며 변명하듯 좋은 점을 읊고 있는 나였다.

우리 엄마는 내가 진짜 수세미를 주면서 수세미 실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떨어진대라고 얘기해 줬지만,
이내 까먹었는지, 수세미 실을 사서 정말 예쁘게 수세미를 떠 줬다.
엄마에게 또 얘기를 해야 하나 생각했지만, 엄마의 취미 생활을 방해하는 건가 싶어서 그 앞에서 바로 얘기하지 못했다.

저자는 친구나 가족과 대화하면서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난처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한다.

서로 다른 관점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는 쉽지 않다.
사람들에게 싫은 소리를 하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해도 무작정 화를 내거나
가르치려고 하지는 말자.
... 대신 스스로 좋은 본보기가 되자.

&lt;이제 쓰레기를 그만 버리기로 했다&gt; 150p.


그래서 아직 누군가를 설득할 지식도 부족하고, 그냥 나 혼자 열심히 하다 보니,
남편도 이제 가끔 이런 말을 가끔 한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진짜 많이 줄었다."
(뭔가 뿌듯)


내가 제로 웨이스트에 관심을 가지면서 우리 동네에 제로 웨이스트 샵이 있는지 검색해봤다.
허나 일 년 전에도 없고, 지금도 없다.
제로 웨이스트샵에 가고 싶을 때마다 생각한다.

'내가 하나 차릴까.'

물론 차릴 돈도 없고, 가게를 어떻게 운영하는지도 전혀 모른다.
그러나 이런 마음이 계속해서 든다.
제로 웨이스트샵을 차려서
화장품이나 세제 만들기 DIY 워크숍도 열고,
(환경 관련) 책 읽기 모임도 하고(사실 책 모임은 여러 분야를 하고 싶다 ㅋㅋ),
건강하고 맛있는 로푸드도 함께 만들고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공상 시간.


저자의 지인도 리필숍을 찾다가 직접 차렸다고 한다.
나에게도 언젠가 현실이 될 수도 있을 공상이란 생각을 하니 왠지 설렌다.


주변에 리필숍이 없어도 생분해되는 용기를 사용하는 제품, 성분이 좋은 제품을 찾아볼 수 있다는 대안을 제시한다.
(가격이 조금 높은 게 단점이지만)

다른 책과 달리 이 책에서 조금 더 눈에 띈 것은 청소하기, 옷 관리 부분이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까지 떠올리지 않아도, 욕실에 곰팡이를 없애겠다고, 기름때를 지우겠다고 사용한 세제는 지독한 냄새에 머리가 아프고, 숨을 쉬어도 되나 싶을 때가 있다.

실제로 합성 화학 물질이 포함된 이런 제품은 심각하게 건강을 해치는 주범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진한 인공 향을 깨끗함으로 착각하는 데 익숙해서
이런 제품을 대신할 천연제품을 집에 들이고
청소제품의 가짓수를 간추리기가 처음에는 조금 힘들 수 있다.

책에서 말하는 "첫걸음 내딛기"

1. 청소할 때 직접 만든 세제를 사용한다
- 식초와 베이킹 소다로 쉽게 만드는 세제 레시피를 뒷편에 소개한다.
이건 꼭 따라해 볼 예정이다. 이 책을 고른 이유기도 하고 : )

2. 옷은 통풍이 잘 되는 곳에 걸어두었다가 다시 입는다
- 한 번 입었다고 매일 빨래통에 넣을 필요가 없다.

3. 섬유유연제 대신 건조 양모 볼이나 식초를 사용한다
- 오호, 양모볼은 사용 중이고, 식초는 한 번 도전해 볼 예정

4. 빨아서 다시 쓸 수 있는 걸레를 사용한다
- 걸레는 사용 중이나, 빨기가 심히 귀찮아서 물티슈를 쓸 때가 많다 ㅠㅠ 반성!



-

<이제 쓰레기를 그만 버리기로 했다>는 제로 웨이스트 입문자나, 새롭게 의지를 다지려는 분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저자는 제로 웨이스트를 수년간 실천해 온 사람이라 당장 쉽게 따라 하지 못할 사례도 있고,
사는 환경도 영국이라 동네에 리필숍이나 제로 웨이스트 가게가 없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제로 웨이스트 실천이 더디더라도, 해도 티가 안 나더라도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는 방향이 옳다는 저자의 말처럼, 하나라도 실천하는 나를 칭찬하며 또 한 가지 실천할 거리를 찾으며 읽었다.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는 모든 사람들을 칭찬하며,
'우리는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어요'라고 용기를 북돋고 새롭게 의지를 다져 본다 : )


* <이제 쓰레기를 그만 버리기로 했다>는 책 소개를 보고 관심이 있어 서평단에 신청했습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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