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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듬뿍: 번역가/번역 일지

번역 일지_적극성

by 소소듬뿍 2021. 4. 13.

 

작년 여름쯤 번역 에이전시 한 곳에 등록했다. 등록 후 한 곳에서 샘플 테스트를 하라고 연락이 왔고, 떨어져도 샘플을 꾸준히 보내주신 덕분에, 그곳을 통해 도서 2권을 번역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에이전시에 등록을 해도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샘플을 보내주는 것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번역을 처음부터 목표한 사람이 아니기에 선배도 동료도 없어서 가입한 네이버 <주간 번역가> 카페에서 적극적으로 자신을 PR 하고 일감을 수주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떤 사람은 출판사와 에이전시 전부 합해서 200곳에 이력서를 넣었다고 한다.

 

'와우, 200곳이라니.'

 

@pixabay / MorningbirdPhoto

 

내가 처음 번역기획서를 썼을 때, 출판사 20~30곳에 기획서를 넣었다. 처음 썼던 기획서는 청소년 대상의 페미니즘 도서였다. 출판사 목록이 어디 쭉 나와 있는 것도 아니라, 온라인 서점을 포함한 서점에서 청소년을 타깃으로 한 출판사를 살펴보고, 인터넷에서 출판사를 살펴보는 시간이 상당히 걸렸다.

 

출판사는 무수히 많은데, 그 중에서는 번역서를 취급하지 않는 출판사도 많았다. 번역서를 취급하는지, 관련 분야의 책이 출간되었는지, 청소년을 타깃으로 하는 출판사인지 가려내고, 각 출판사 사이트를 찾아 기획서를 보낼 이메일 주소를 찾았다. 출판사를 찾고 보내는 데 얼마만큼의 시간과 노력이 들었는지 알기에 200곳을 보냈다는 분의 글을 봤을 때 정말 대단하다는 감탄사만 나왔다. 나는 아직 멀었구나 하는 자기반성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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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역서 작업을 마무리하고, 다시 받은 샘플 번역 결과는 탈락 ㅠㅠ 다른 역자 분이 선정되셨다는 연락을 어제 받았다. 역서를 할 때는 자신감이 조금 차 있지만, 샘플 번역 탈락 소식과 함께 조금 있던 자신감이 또 떨어진다.

 

일감이 없는 동안은 책 읽고 공부하는 시간으로 쓰기로 했지만, 마음이 조급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이놈의 조급증! 다른 분들도 보통 2~3곳의 에이전시와 일을 하는 것 같다. 나도 이 기회에 다른 에이전시에 등록을 해 보고자 에이전시를 검색했다. 기술번역 에이전시는 많이 보이는데, 출판번역을 전문으로 하는 에이전시는 잘 못 찾겠다. 두 곳에 이력서와 함께 메일을 보냈다. 메일을 보내고 나니, 다른 분들이 테스트 기회라도 주면 좋겠다고 한 말이 이해가 된다.

 

작업하기 전에 쓰던 기획서도 얼른 마무리해서 출판사 문도 두드려 봐야겠다. 번역 일을 하고 있지 않아도, 오래 살아남는 번역가가 되기 위해 우리말 공부도 하고, 책도 읽고 필사도 하고 있다. 오늘은 이력서를 보내고 기획서를 다듬으며 나는 노력 중이라고 되새긴다. 그 노력을 스스로 인정해주고자 쓰는 번역 일지. 저는 공부하는 프리랜서입니다. 백수 아님! (괜히 찔려서 하는 말...)

 

@pixabay / Peter Olex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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