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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듬뿍: 번역가/번역 일지

(밀린) 번역 일지_도서 리뷰 리뷰 리뷰

by 소소듬뿍 2021. 9. 28.

연이은 도서 리뷰.

에이전시에서 보내주는 샘플번역만 하다가, 이번에는 도서 검토를 의뢰받았다.

누가 책을 찾느냐에 따라 번역 기획이라고 부르고, 도서 검토(리뷰)라고 부른다.

번역 기획서는 번역가가 책을 발굴해서 출판사에 어필하면 출판사에서 내부 검토 후 출판 여부를 판단하고,
번역 검토서는 출판사가 책을 발굴해서 사전 독자인 번역가가 쓴 검토서를 참고하여 출판 여부를 판단하는 것 같다.
(둘 다 출판사에서 그 책을 출간하지 않기로 결정할 수 있고, 출간하기로 해도 그 역자로 내가 선정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흠 ^^)

출판사에서 관심이 있는 책의 판권을 사기 전에 '번역 검토서'로 번역자를 사전 독자로 지정하여 책을 평가하게 한다.

보통 책을 읽고, 전체 내용/장별 내용을 요약하고, 이 책의 강점/약점/기회/위협(SWOT분석) 등 책에 대한 평가를 하고, 그 평가를 보여줄 수 있는 발췌 번역을 한다.

마음에 드는 책이 있었는데 번역을 하기로 할지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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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째 책 마감 후 연이어 3권의 도서 리뷰를 했다.
출판사에서 어찌 결정할지 몰라서 주제를 언급하는 것도 무언가 조심스럽다.

큰 분류로 보면 첫 번째 책은 에세이, 두 번째 책은 IT, 세 번째 책도 에세이.

에이전시를 통한 터라 어떤 출판사인지는 알 수 없지만, 첫 번째/세 번째 책은 인문/사회과학 측면의 주제로 상당히 흥미롭게 읽었다.

눈이 빠진다. 킨들을 써보고 싶다ㅋㅋ


전자책에 익숙하지 않은 터라 태블릿으로 보는 책은 눈이 빠질 듯했다.
원서를 PDF로 보는 것은 번역할 때와 똑같지만, 검토서를 써야 하는 터라 책을 읽으면서 밑줄도 긋고 메모도 하고 해야 하는데, 원래 책을 손으로 느끼며 직접 읽고 쓰는 아날로그 독자라 PDF 책 읽기가 상당히 힘들었다.

프린트를 할 수도 있었는데 뭔가 종이 낭비라는 생각도 들었다.
집에 프린터기가 없어서 방대한 분량을 남편 회사에서 프린트해 오라고 하기가 미안하기도 하고, 뭔가 남편 회사 A4 용지와 잉크를 횡령하는 느낌이랄까.

어쨌든 리뷰가 이렇게 몰입도가 높은 작업인지, 피로한 작업인지 몰랐다. 1주일이란 시간은 원서를 읽고 정리하는데 촉박했다. 글을 읽고 요약한다는 것도 쉽지 않았고, 내가 분석한 내용에 맞는 발췌 부분을 고르는 일도 쉽지 않았다.

발췌로 괜찮다고 표시했던 부분을 보고 또 보며 골라서 번역을 했는데, 다시 읽어보면 또 딱 맞는 것 같지는 않아서 다시 하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좀 쉬고 싶다. 놀고 싶다.'

2권의 도서 리뷰를 하고 나니 이런 생각이 절로 들었다. 아직 그럴 여유를 부릴 때가 아닌 데도, 무언가 마감했다는 생각이 들면 좀 쉬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꾀가 나나 보다. 정말 회사를 다니는 느낌은 아니라 무언가 프리랜서로서의 정신 무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지점이다.

두 번째 도서 리뷰 마감 하루 전 날, 에이전시에서 연락이 왔다.
첫 번째 도서(마음에 들던 책!) 리뷰한 출판사에서 리뷰를 너무 잘해줬다고 다음 책 리뷰도 부탁하고 싶다고 했다.
평소라면 이런 칭찬에 엄청 들떴을 나지만, 두 번째 도서를 마감할 생각과 또 눈 빠지는 작업을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부담스럽기도 했다.

그래도 칭찬을 새기고 또 새기며 뿌듯함과 부담감을 안고 리뷰를 했는데, 이전 책만큼 잘 한 것 같지는 않다. 발췌부분을 어디로 뽑을지 너무 어려웠다. 몇 번을 쓰고, 다시 추가하고 지우고, 끝까지 마음에 쏙 들지는 않았지만 기한 내 최선은 다했다. 칭찬했는데 실망하시면 어쩌나 싶다. 에고 ㅠㅠ

온라인 서점에서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 소개를 보면 인용구를 어떻게 뽑는지, 정말 아는 편집자, 마케터, 출판인이 있으면 물어보고 싶었다. (이분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며.)

그래도 다행히 10월 말까지 다른 도서를 번역하게 돼서 당분간 리뷰 의뢰는 안 들어올 것 같다.
헤헤, 다행이다.

그런데 '내' 기획서는 언제 써서 출판사에 보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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